삼성 모바일 AP, 최근 10개 분기 중 최고 점유율…유니SOC와 격차도 축소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는 점유율을 확대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를 비롯해 A57과 A37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엑시노스가 채택된 것이 출하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폰 AP·시스템온칩(SoC) 모델별 출하량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엑시노스의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9%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의 7%보다 2%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와 비교하면 3%포인트, 2년 전 같은 기간의 4%와 비교하면 5%포인트 상승했다.
4~6%대 정체 벗어나 두 분기 연속 상승
엑시노스는 2024년 네 개 분기 동안 각각 5%, 4%, 5%, 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분기별 점유율이 5%, 6%, 6%, 5%에 그치며 대체로 4~6% 범위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흐름이 달라졌다. 1분기 점유율이 7%로 높아진 데 이어 2분기에는 9%까지 상승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이번 자료에서 공개한 최근 10개 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점유율뿐 아니라 실제 엑시노스 출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지만, 엑시노스의 점유율 상승 폭이 전체 시장의 감소 영향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전체 시장 규모를 100으로 가정하면 당시 엑시노스 출하 지수는 점유율과 같은 6이 된다. 올해 시장 규모는 79로 축소됐지만 점유율이 9%로 높아져 출하 지수는 7.11로 계산된다. 단순 비교하면 약 18.5% 증가한 결과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점유율은 정수 단위로 반올림된 수치다. 따라서 이를 이용한 계산은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추정치이며 실제 출하량 증가율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미디어텍·퀄컴 하락…애플과 삼성은 상승
업체별 실적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시장 1위인 미디어텍의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36%에서 올해 같은 기간 31%로 5%포인트 하락했다. 퀄컴 역시 26%에서 23%로 3%포인트 낮아졌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62%에서 54%로 축소됐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 감소까지 고려하면 미디어텍과 퀄컴의 실제 출하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애플의 점유율은 15%에서 19%로 4%포인트 올랐다. 삼성전자 엑시노스는 6%에서 9%로, 하이실리콘은 4%에서 5%로 상승했다. 세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1년 사이 25%에서 33%로 확대됐다. 유니SOC는 전년과 동일한 13%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텍, 퀄컴, 애플, 유니SOC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순위에는 변화가 없지만 4위 유니SOC와의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2분기 7%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4%포인트로 줄었다.
메모리 가격과 재고 부담이 AP 시장에 영향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 AP 시장이 축소된 배경으로 메모리 비용 상승과 제조사들의 신중한 재고 운영을 지목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용 칩세트 비중이 높은 미디어텍과 유니SOC는 메모리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퀄컴은 갤럭시 S26 기본형 일부 지역 모델에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되면서 프리미엄 AP 출하량이 감소했다.
업체별 제품 상황도 엇갈렸다. 미디어텍은 포코 X8 프로와 아너 파워2 시리즈 판매에 힘입어 디멘시티 8500을 포함한 디멘시티 8000 계열의 출하를 확대했다.
반면 퀄컴의 스냅드래곤 600·400 시리즈는 메모리 공급 부족과 재고 증가로 출하량이 줄었다. 유니SOC는 LTE 스마트폰용 T7250과 보급형 5G 스마트폰용 T8300의 채택 확대를 통해 전체 감소 폭을 일부 방어했다.
애플은 아이폰 17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칩세트 출하량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 S26·A57·A37이 엑시노스 성장 견인
엑시노스의 점유율 확대에는 플래그십과 중가형 갤럭시 제품이 함께 기여했다.
갤럭시 S26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는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됐다. 갤럭시 A57과 A37에는 각각 엑시노스 1680과 엑시노스 1480이 탑재됐다.
갤럭시 S25 시리즈가 퀄컴 AP를 전량 사용했던 것과 달리, S26 시리즈에서는 엑시노스가 다시 플래그십 제품에 채택됐다. 이러한 변화가 엑시노스의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2분기에 기록한 9%가 엑시노스의 역대 최고 점유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14%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3위에 오른 적이 있다. 이후 점유율이 하락해 2021년 4분기에는 4%까지 낮아졌다.
이번 9%는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공개한 2024년 1분기 이후 자료를 기준으로 한 최고치다.
외부 제조사 공급 실적은 확인 어려워
이번 통계는 출하량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업체별 매출 점유율이나 엑시노스 사업의 수익성은 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다.
점유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언급된 제품 역시 모두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엑시노스의 전체 출하 대수와 삼성전자 이외 제조사에 공급된 물량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공시자료에서도 엑시노스 모델별 출하량이나 외부 고객사 공급 비중은 구분해 제시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2분기 점유율 9% 가운데 갤럭시 내부 탑재 물량과 외부 고객사 공급분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엑시노스가 최근의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갤럭시 스마트폰 내부 수요뿐 아니라 외부 제조사로 공급처를 확대할 수 있는지가 향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