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입구에 무단으로 설치된 농성용 망루에 대한 법원의 강제집행이 시작됐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구조물과 주변 시설을 철거하고 진입로를 정비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 집행관실과 SH는 18일 오전 6시30분부터 구룡마을 진입로에 설치된 망루를 철거하기 위한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갔다.
현장에는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막고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과 소방 인력도 배치됐다.
2024년 11월 마을 진입로에 설치
철거 대상이 된 망루는 2024년 11월 구룡마을 입구에 설치됐다.
일부 주민은 SH와 강남구청 관계자의 마을 출입을 확인하고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농성을 진행하기 위해 해당 구조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 등의 허가를 받지 않고 설치된 구조물이라는 점에서 적법성 논란이 이어졌다. 망루 주변에는 천막과 생활 집기 등 농성에 사용된 물품도 놓여 있었다.
법원, 자진 철거 명령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2일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룡마을 총통합주민자치위원회 유모 위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형사처벌과 함께 한 달 안에 망루를 자진 철거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하지만 정해진 기간 안에 구조물이 철거되지 않자 법원 집행관실이 강제집행에 나섰다.
이번 절차는 법원 집행관실이 주도하는 강제집행으로, 행정기관이 행정상 의무를 대신 이행하는 일반적인 행정대집행과는 구분된다.
주민 1명 망루 올라갔지만 큰 충돌 없어
강제집행이 시작된 이날 오전 주민 1명이 망루 위로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장에 긴장감이 조성됐지만 대규모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법원 집행관들은 오전 10시께 현장을 찾은 유 위원장과 대화를 나눈 뒤 철거 절차를 계속 진행했다.
본격적인 집행은 오전 11시께 시작됐다. 집행 인력은 망루 주변에 설치된 천막 안으로 들어가 가재도구와 생활용품을 외부로 옮겼다.
현장에 있던 일부 주민은 짐을 반출하는 과정에 항의하며 철거 중단을 요구했다.
SH, 구조물 철거와 진입로 정비 추진
서울중앙지법과 SH는 주변 물품을 반출한 뒤 망루 구조물을 해체하고 진입로를 정비할 계획이다.
철거 작업에는 대형 구조물을 분리하고 옮기는 장비와 인력이 투입됐다. 관계기관은 현장 안전을 확인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중 전체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구룡마을은 서울 강남권에 남은 대규모 무허가 주거지로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사업시행자와 일부 주민 사이의 갈등이 이어져 왔다.
이번 망루 철거는 법원이 명령한 자진 철거 기한이 지난 데 따른 강제집행이지만, 향후 이주와 보상, 개발 절차를 둘러싼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