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전·월세 시장과 관련한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시장의 소멸을 정책 목표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향후 변화를 전망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월세 시장이 폐지돼야 할 제도인지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은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MBC 기자회견 중계
이 대통령은 “전·월세 시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 언제 사라져야 한다고 했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두 표현의 차이를 언급한 뒤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무리했다.
이번 발언은 ‘전·월세 시장이 앞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과 ‘정책적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당위적 입장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6억3663만원
이 대통령의 발언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물량과 가격을 둘러싼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3만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580만원, 비율로는 약 0.9% 상승한 수치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 매물을 구하려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과 선택지 부족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실거주 의무를 포함한 부동산 규제가 임대 매물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전·월세 물량과 가격은 입주 물량, 금리, 매매시장 상황, 임대인의 선택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규제만으로 전체 변화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임대차 분쟁조정 신청 7개월간 971건
집주인의 실거주 계획과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가 맞서는 사례도 임대차 시장의 주요 갈등 요인으로 거론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은 총 971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해당 수치만으로 임대차 분쟁이 이전보다 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증가 여부를 확인하려면 지난해 같은 기간을 비롯한 이전 통계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
집값 상승 원인으로 자산 증식 수요와 공급 위축 지목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국내 부동산 가격이 장기간 상승한 배경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부동산이 오랫동안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며 이른바 ‘부동산 불패 신화’를 집값 상승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거 정부가 대출 확대와 세금 감면 등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강화했다고도 주장했다.
단기적인 원인으로는 주택 공급 위축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이후 서울의 건축 허가와 착공 건수가 크게 줄었다고 말하며, 공급 감소가 현재 시장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도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거론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가격 움직임이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 전반을 이끄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 흐름에 따라 시장 유동성이 증가한 점도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참모진으로부터 2분기 명목성장률이 20%를 넘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공급·규제·세제 대책 병행 방침
이 대통령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건축 허가와 택지 개발을 비롯해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 등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규제와 공급, 세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대책을 함께 추진하면 부동산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전·월세 거주자가 시장 변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부 정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급 확대 계획의 실제 효과와 임대차 시장 안정 여부는 구체적인 사업 일정, 공급 물량, 금리와 수요 변화 등을 함께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