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나왔다.
배우자와 자녀가 관련된 발달장애인 돌봄기관을 둘러싼 의혹에 답하던 김 후보자가 가족 이야기를 꺼내면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그렇다면 이날 어떤 의혹이 제기됐고, 김 후보자는 왜 눈물을 보였을까.
청문회에서 나온 내용을 쟁점별로 살펴보면 상황을 이해하기 쉽다.
김승원 후보자에게 제기된 ‘가족기업’ 의혹은?
논란의 중심에는 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가 근무하는 발달장애인 돌봄 관련 기관이 있다.
청문회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이 같은 기관에서 근무한다는 점 등을 두고 사실상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냐는 취지의 문제 제기가 나왔다.
이에 김 후보자는 기관의 실제 운영 주체가 자신의 가족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참여해 만든 사회적협동조합이다.
기존 기관이 운영을 계속하기 어려워지자 자녀들의 돌봄이 중단되는 것을 우려한 부모들이 직접 조합을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기관은 누가 운영하고 있을까?
김 후보자가 가장 적극적으로 설명한 부분도 기관의 운영 구조였다.
조합 대표를 학부모가 맡고 있으며 기관 운영에 관한 주요 결정 역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김 후보자의 설명이다.
배우자의 임금이나 근무조건도 가족이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고 밝혔다.
따라서 배우자가 기관 운영을 통해 별도의 소유권이나 수익을 가져가는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 후보자 측 입장이다.
기관이 동남보건대학교에 들어간 과정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계약 절차에 따른 것이며 별도의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왜 가족 여러 명이 돌봄 분야에서 일할까?
가족 구성원이 같은 분야에 종사한다는 점도 이날 청문회에서 관심을 받은 부분이다.
김 후보자의 설명을 보면 가족과 장애인 돌봄의 인연은 최근 시작된 것이 아니다.
배우자는 특수교육을 전공한 뒤 발달장애인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고, 김 후보자 역시 대학생 시절 관련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두 사람이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이러한 봉사활동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자녀들의 진로에도 어머니의 영향이 이어졌다.
둘째 아들은 작업치료를 공부한 뒤 돌봄 현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막내 역시 보육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고 김 후보자는 설명했다.
김승원 후보자가 갑자기 눈물을 보인 이유
청문회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김 후보자가 둘째 아들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배우자가 오랫동안 돌봐온 발달장애인들이 성장한 이후에도 누군가는 이들의 곁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김 후보자의 설명에 따르면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한 가지 현실적인 걱정이 있다.
자신들이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자녀를 돌보지 못하게 됐을 때 누가 아이들을 계속 보살펴 줄 것인가 하는 문제다.
김 후보자는 배우자 역시 언젠가 돌봄을 계속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돌보던 아이들을 믿고 맡길 사람으로 아들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대목에서 김 후보자는 말을 이어가기 어려워하며 눈물을 보였다.
아들의 직업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도 털어놨다
김 후보자는 아들의 진로에 대한 개인적인 심경도 밝혔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들이 공부를 더 하거나 다른 진로를 선택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이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견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눈물은 단순히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 가족이 오랫동안 해온 돌봄 활동과 아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셈이다.
‘돈벌이 목적’이라는 시각에는 강하게 선 그어
김 후보자가 특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힌 부분은 가족의 돌봄 활동을 경제적인 이익과 연결하는 시각이었다.
아들이 이 일을 선택한 목적 역시 장애인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김 후보자의 설명이다.
또 해당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단순한 수익사업으로 바라볼 경우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와 돌봄 종사자뿐 아니라 발달장애인 가족들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청문회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의 근무와 급여, 기관 선정 과정 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나온 만큼 향후 관련 사실관계가 어떻게 검증되는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자료 제출 논란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했나
가족 관련 의혹 외에도 자료 제출 문제가 청문회 쟁점으로 등장했다.
김 후보자는 위원회가 요구한 자료와 서면질의, 개별 요구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과거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한 수사기록에 대해서는 본인 역시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수사 이후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제공받지 못했고 헌법소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당시 수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이번 사안을 이해할 때는 두 가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김 후보자 측은 해당 기관이 후보자 가족이 소유하거나 마음대로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학부모들이 만든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같은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과 기관 운영 및 선정 과정 등을 놓고 의혹이 제기됐다.
따라서 단순히 ‘가족기업이다’ 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기관의 실제 운영 구조와 가족의 근무 관계, 관련 절차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각각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 후보자가 이날 눈물을 보인 것도 이러한 의혹을 해명하던 중 가족이 발달장애인 돌봄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아들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였다.